Life is just here

중국 맛집 - 상하이 편 #3 (麵屋 武士 龍 일식 라멘) 본문

맛집 멋집

중국 맛집 - 상하이 편 #3 (麵屋 武士 龍 일식 라멘)

Dharmaniac 2016. 3. 6. 15:31

일본 라멘은 원래 중국에서 기원되었다고 한다. 


"1910년대 일본의 차이나타운에서 만들던 국수의 전통에, 1930년대 중일전쟁이 끝나면서 중국에서 들어온 사람들이 일본에서 개점한 포장마차를 통해 발전시킨 음식이 오늘날 일본의 라멘이다. 라멘은 한자로 拉麵(납면)이라고 표기하는데 문자의 뜻으로만 본다면 손으로 뽑는 국수라는 뜻이다. 중국식 국수 제조 방식이 납면이다 보니 그렇게 쓰게 된 것이다. 라멘의 별칭은 중국국수, 그러니까 '추카소바中華蕎麥'다." (박용민, '맛으로 본 일본'에서 인용)


결국 중국에서 파는 '일식 라멘집'은, 중국의 라멘을 일본에서 수입하고 개량하여 다시 중국으로 역수출한 것이다. 일식 라멘집은 중국의 원조 라멘집과는 완전 다른 라멘이다. 중국식 면관(麵館)도 장사가 제법 잘 되지만 앞서 말했뜻이 역수출된 일식 라멘집도 장사가 무척 잘 된다. 현지 손님이 또 대부분이다. 한국 이상으로 반일 감정이 심한 나라임에도 음식으로 가면 스르르 누그러드는 것인가. 라멘은 달리 생각하면 중국과 일본의 혼합이라고 할 수 있겠다. 누가 원조라고 굳이 지적할 필요도 없이 즐기면 되는 것이다. 동북아의 한중일, 나는 한국인이면서 중국과 일본이 혼합한 음식을 즐기고 있다.


기본 베이스는 우리가 소위 '돈코츠'라고 부르는 돼지뼈에 각종 재료를 추가하여 각자의 비법으로 우려낸 국물. 거기에 국수와 반숙계란, 김, 죽순, 파, 고명, 차슈(돼지고기)를 올려 완성 시킨다. 라멘집에 늘 같이 파는 음식중 하나는 교자. 라멘 하나만 시켜서 심심하다면 교자를 같이 시킨다면 그들의 궁합은 환상이다.


---

상하이에는 워낙 일식집들이 많기 때문에 대표 음식중 하나인 라멘집도 당연히 많다. 맛있는 라멘집들도 많은데, 내 나름대로 돌아다녀본 결과, 이 곳 麵屋 武士 龍(라멘 사무라이 류)가 가장 훌륭하다고 생각이 든다. 압도적으로 넘버원이다. 이 곳외에도 한두 군데 추천할 만한 곳은 있겠지만, 이 곳을 가고 나면 다른 곳은 굳이 가볼 필요는 없다고 본다.


사실 이 블로그를 쓰기 위해서 사실 나는 이 곳에 4번을 다녀갔다. 일본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의 고로 상처럼 나도 주로 혼자 먹기 때문에, 이 곳의 대표 라멘 4종을 모두 먹어보고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4번을 갈 수밖에 없었다. 한 번은 아는 후배와 같이 갔지만, 단지 내가 사진을 찍기 위해 후배가 시키고 싶지 않은걸 시키게 할 수는 없었다.


이 곳의 대표 라멘은 4종이다. 백룡(白龍), 흑룡(黑龍), 적룡(赤龍), 어개(魚介)

교자도 4종이 있다. 보통 교자, 매운 교자, 오사카 스타일 교자, 명태샐러드 소스 교자


4회 다녀오면서 라멘과 교자를 모두 먹어볼 수가 있었다. 하나 하나 사진과 함께 소개해본다. 

메인인 라멘부터 올리고, 그 다음은 교자.


백룡(白龍)

'백룡'은 가장 기본적 돈코츠 라멘이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국물이 아주 진하고 걸쭉하다. 국물에 기름기가 제법 있음에도 신기하게도 먹어도 하나도 느끼하지 않다. 이 라멘을 먹기 전 날, 술을 마신 관계로 해장이 필요했는데, 이 한 그릇으로 해장이 말끔하게 되었다





라멘 속의 차슈(돼지고기 편육)은 2종류가 들어가 있었다. 불에 구운 무양념의 차슈와 살짝 달콤한 간장 양념이 된듯한 차슈. 무양념의 차슈는 다소 맹맹하였지만 불에 구워 살짝 태워 불맛이 느껴졌고, 저 양념된 차슈의 맛은 깊었다. 양념 차슈와 백룡의 국물은 조화가 잘 이루어졌다. 




평소 삶은 계란은 완숙만 먹지만, 라멘에 들어간 삶은 계란만큼은 반숙이 역시 좋다. 목메임이 없이 라멘에 자연스럽게 조화가 되기 때문일까...이 바로 직전에 양념 차슈를 먹어서 그런지 간장 계란 밥의 조화 비슷한 것도 느껴졌다.



흑룡(黑龍)

흑룡은 백룡 베이스에다가 흑마늘 소스를 추가한 라멘이다. 사진과 같이 검은 색 국물이 나온다. 



백룡을 먹은 날에는 면의 사진을 안 찍었다는 것을 깨닫고, 흑룡 먹으러 와서는 면 사진을 이렇게 찍었다.



그릇에 새겨진 식당명. '면(麵)'자의 책받침이 짤렸다. 



한국인의 마늘맛이 나는가에 대한 기준은 높아서인지, 이 국물에서 마늘 맛이 그다지 많이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래도 시원하기는 무척 시원했다. 사실, 이 날도 전 날에 술을 한잔 한 지라...

술꾼 아니냐며 오해는 마시라, 금이나 토요일이면 주말이라고 보통 한 잔씩 하는데 이 라멘집에 오는 것도 주말이라서 그런 것 뿐이다. 


적룡(赤龍)

赤(붉을 적)이라는 글자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적룡은 매콤한 라멘이다. 역시 백룡 베이스에 매콤한 양념을 추가한 맛이다. 매운 맛에 워낙 익숙한 우리에게는 그다지 맵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내 경우는 먹고 나서 땀이 흠뻑 났다. 그리고 어제 먹은 술이 깼다. (그러고보니 또 술을 마셨구나)



역시 불맛이 잘 배어 있는 차슈. 



적당히 국물 양념이 배어 있는 국수. 좋다.




계란이 안 보이는 이유는...요즘 계란을 좀 많이 먹은 것 같아서 덜 먹기 위해서, 흑룡부터는 '차슈'가 많이 들어간 라멘으로 시키고 있어서이다. 계란과 2종류 차슈 들어간 것으로도 시킬 수 있다. 


어개(魚介)

'어개'라는 말은 사실 나도 모르는 말이다. 메뉴에는 돈코츠 플러스 생선맛이라고 되어 있는 것을 보고 이렇게 이해를 했다. 돼지에게 생선(魚)을 소개(介) 시켜주는 라멘. 뜻은 사실 내게 크게 중요하지 않다만, 그래도 대충 그렇게 이해를 하면 될 것 같다. 백룡 베이스에, 사진의 김 위에 얹어진 갈색 가루(생선 양념 가루로 추정된다)가 추가되어 있다. 다소 느끼할 수도 있는 돈코츠가 베이스임에도 생선 양념 덕인지 국물이 무척 시원하다. 백룡 먹을 때보다 더 담백한 느낌이 든다.




모든 음식은 핵심되는 재료들의 균형이 중요한데, 라멘의 경우는 그 핵심이 국수와 국물이다. 국수와 국물의 균형이 라멘의 레벨을 결정한다. 그릇을 깨끗하게 비울 수 있다고 함은 그 맛과 양의 균형이 맞다는 이야기이다. 국수는 다 먹었는데 국물은 남거나, 국물은 다 먹었는데 국수는 남았다면, 균형이 맞지 않다는 이야기이다. 이 곳에서 먹으면서 나는 4번을 모두 바닥까지 싹 해치웠다. 중국의 다른 라멘집에서는 그런 경험을 해 본 적이 없다. 늘상 무언가는 남았다. 이 곳의 면과 국물의 발란스는 그만큼 훌륭하다. 고레벨의 라멘이다.



이 4종류에 대해서 내 개인적 선호도를 평가해본다면,

백룡 > 어개 > 흑룡 > 적룡



자 그럼 교자로 넘어가보자.


보통 교자

가장 무난하다. 셋트로 시키면 8위안만 추가하면 된다. 피가 얇지만 찹쌀끼와 같은 탄력이 살짝 있어서 구울 때 만두소에서 흘러나온 국물들을 잘 보호해주고 있다. 




매운 교자

보통 교자 위에 매운 양념을 부운 것이다. 따로 특별한 맛은 없다.



오사카 스타일 교자

역시 특별할 것 없다. 보통 교자에 '타코야끼'의 양념 같이 마요네즈와 돈가츠 소스 같은 것을 위에 얹은 차이외엔 별 것 없다. 단 맛이 느껴진다.



명태샐러드 소스 교자

이것 역시 소스만 달라진 것 같다. 역시 무슨 손뼉을 칠 정도로 맛있거나 그런 건 전혀 없었다.



교자는 그냥 기본 교자가 제일 나았다. 게다가 저런 다른 교자는 셋트 가격으로는 먹지 못하기 때문에 좀 낭비 요소이기도 하다. 


사실, 그 와중에 나는 아사히 보리 탄산수도 시켰다. (맥주를 먹었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어 딴이름 갖다 붙여 회피하는...) 라멘과 함께 점심에 먹는 보리에이드는 늘 훌륭하다. 



음식을 시킬때는 바로 이렇게 시트에 체크를 스스로 하면 된다. 

옵션도 있다. 국수의 강도, 기름기, 국물의 농도, 파 추가 여부 등. 각자 취향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내 경우는 딱딱한 국수, 진한 국물, 보통 파, 기름기 보통. 이렇게 선택하는 편이다.






이 곳의 정경도 대충 이렇게 찍어봤다. 큰 가게는 아니다. 대충 어림잡아 25명 정도 수용 가능할 것 같다.





가게의 겉모습은 대충 이렇다. 본점은 일본에 있는 것 같고, 저 내공 있어 보이는 셰프가 아마도 이 체인을 시작한 분 같다. 








주소는 上海市 静安区 巨鹿路909号(常熟路)


여기도 유명세를 타면서 점점 사람이 늘어나는 추세 같은데, 주말에면 11:20분쯤 가면 기다리지는 않을 겁니다. 앞으로 사람이 늘어나면 그래도 모르는...


이 포스팅이 도움이 되거나 마음에 들었다면 '공감' 부탁합니다. 

맛집 자주 소개하러 올께요 :)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