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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맛집 - 상하이 편 #1 (名蔵 돈가스)

Dharmaniac 2016. 2. 12. 14:36

내가 살고 있는 이 곳 상하이에는 많은 일본인들이 살고 있어서인지 일식 음식점 옵션은 넘치고 넘친다. 현지화 되고 퀄리티 조절 잘 안되는 일식집들도 무척 많지만, 반면 일본인이 직접 들어와서 경영하는 맛과 서비스 모두 훌륭한 집들도 무척 많다. 한식집들도 많지만, 아무래도 내 스스로 한국인이다 보니 한식에 대한 스탠다드가 높아, 이 곳의 한식집은 맛이나 서비스가 기대한 것 대비 다소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 곳의 한식집들 역사가 짧아서 그런건가.

아무튼, 내가 경험한 바로는 상하이에서는 일식집들이 더 성실하고 제대로 된 맛을 내는 것 같고 자주 찾는 편이다. 특히 돈가츠를 무척 사랑하는 나*는 상하이에도 몇몇 훌륭한 돈가츠집을 몇몇 개발해 뒀다. 구정 연휴를 한국에서 쉬고 어제밤 상하이로 돌아온 후, 오늘 새해 점심으로는 이 곳 名蔵かつくら에 와서 먹기로 했다. 

*나의 돈가츠 사랑은 남다르다. 돈가츠를 일주일에 2-3번은 꼭 먹는다. 맛있는 흑돼지 돈가츠를 먹으려고 일본 흑돼지의 본산 가고시마로 여행을 따로 가기도 했고, 한달에 한번쯤 일본에 가서도 맛있는 돈가츠집을 찾아간다. 푸하하.


오늘은 운이 좋은 날이다. 나도 오늘 처음 알게 되었지만, 어시(鄂西)지역*이 중국에서 흑돼지로 유명한 곳이란다. 이 곳의 흑돼지 고기가 35킬로그램 들어와서 한정 판매를 한다고 한다! 사실 오늘은 가츠돈(돈가츠 덮밥)을 먹을 생각이었지만, 돈가츠 매니아로서 한정 판매와 같은 것은 놓칠 수 없는 일. 큰 것(160그램)으로 주문했다. 가격은 130위안(약 25,000원)으로 돈가츠 치고는 제법 비싼 가격이다. 

*鄂西('鄂'는 중국 湖北省(호북성)의 별칭. '鄂西'는 호북성의 서쪽 지역을 일컫는다.)

음력 새해 상하이에서의 첫 점심이다. 당연히 나마비루(생맥주)를 빼 놓을 수는 없다. 게다가 중국은 아직 연휴 기간. 점심에 한 잔을 마신들 전혀 부담이 되지 않는다. 큰 놈으로 하나 우선 한잔 슬슬 마셔본다.

소스에 들어갈 깨를 간다. 그릇 안에는 홈이 있어서 저 목봉을 둥글게 둥글게 돌리기만 하면 아주 부드럽고 쉽게 갈린다. 스님이 염불하며 목탁을 두드리는 기분으로, 수양하는 기분으로 천천히 지긋이 봉을 돌려 깨를 갈았다. 

소스를 찍는데 역시나 DSLR 구매한지 한달도 안된 나의 사진기술이 부족해서인지 저 글씨가 제대로 나오도록 찍지 못했다. ㅜㅜ 

제일 왼편은 연한 돈가츠 소스, 가운데는 진한 돈가츠 소스, 제일 오른편은 양배추샐러드 소스였다.

맥주를 벌써 반쯤 먹은 상태. 이제 밥과 미소시루가 나왔다. 이제 메인인 돈가츠만 나오면 된다. 으흐흐, 완전히 기대가 된다. 

밥을 공기에 덜어주시고...쌀의 향이 훌륭하다. 한국 음식점들은 밥을 공기에 미리 덜어놓고 뚜껑 덮은 다음에 보온만 하다가 주는데 그러면 밥의 맛이 확 떨어진다. 이렇게 매번 새로 떠줘야 밥맛은 제대로이다. 

자, 이제 메인인 돈가츠만 나오면 된다. 으흐흐, 완전히 기대가 된다.(반복) 

드디어 나왔다, 160그램의 어시 흑돈 돈가츠! 벌써 고기부터가 두툼하다. 

사진으로 찍지는 않았지만 사실 나는 저 고기 가까이에 코를 대고 킁킁 냄새도 맡아 보았다. 돼지 냄새는 zero, 대신 구수한 향이 베어 나온다. 냄새를 아주 깔끔하게 잘 없앴고 저 흑돈 역시 특상급 흑돈임에 틀림이 없다. 

이제 돈가츠 사진 찍을 때 자주 시전하는 갈라치기. 저 안의 육질을 보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포커스가 ㅠㅠ 아, 역시 나의 사진 실력이 ㅜㅜ

그러나 고기의 저 두께, 연해보이는 육질, 적당한 두께의 튀김옷과 익힘, 아삭한 느낌의 모습이다. 사진 빨리 다 찍고 얼른 먹고 싶다!

갈라치기 후 여러 장면을 찍어보았다. 이건 뭐 어느 각도에서 찍더라도 맛있어 보인다. 



자, 이제 드디어 먹을 시간!! 

제일 사이드의 한 점을 들고...이거 먹고 나서는 뭐 행복에 겨워 어쩔줄을 몰랐다. 

음, 그런데 한 가지 약점. 이 돈가츠에는 비계가 안 붙어 있구나. 참고로 일본서 먹은 진짜 제대로 된 로스가츠(등심)는 비계가 약 15-20%는 붙어 있었다. 이 부위는 완전 등심이 아닌 듯 하다.

다음 조각을 집으니 5% 이하의 비계가 붙어 있다. 

맛이 무척 훌륭함에도 불구, 일본에서 먹었던 불멸의, 지존의 돈가츠까지는 아닌듯 하다. 하지만 이 정도면 어디야! 이제 사진 그만 찍고 마구마구 먹자!

이 일식 돈가츠 전문점 名蔵かつくら는 참고로 내가 상해에서 랭킹 2위라고 생각하는 돈가츠 집이다. 사실, 랭킹 1위는 따로 있다. 다음 번에는 그 곳에서 사진을 찍어 올리겠습니다!


식당명: 名蔵かつくら

위치: 상하이 高島屋(Takeshimaya) 7층

주소: 红宝石路(近玛瑙路)


앞으로 <미식가 브루스> 많이 기대해주세요. 이 곳 상하이 및 어디든 여행하면 그곳의 다양한 음식들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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