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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화씨 451" - 레이 브래드버리

Dharmaniac 2016. 2. 7. 22:40

그 동안 1984, 멋진 신세계, 인간 종말 리포트 등 디스포티안 소설들을 여럿 읽어보았지만 이 소설이 가장 신선했던 것 같다. 다름이 아니라, '책'을 다루었기 때문이다. 책이 금지된, 인간들이 TV나 광폭 질주와 같이 자극과 쾌락에 빠져 있는 미래를 그린다. 


이 소설이 그리는 미래에서는 Fireman이 불을 끄는 소방수가 아니다. Fireman은 불을 지르는 '방화수'이다. 책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신고가 들어오면 방화수들이 가서 책과 그 집 전체를 태워버리는 일을 한다. 책 소지자는 경찰이 체포해 간다. 왜 그렇게 책이 금지된 미래가 되었을까? 


책은 사람을 생각하게 한다. 반대하게 한다. 논쟁하게 한다. 이성을 깨운다. 그러나 그것이 모든 이들의 전유물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책을 보지 않고 쾌락만을, 단순하고 쉬운 숏컷들만을 추구하는 이들은 생각하기를 귀찮아한다. 그들에게는 책 읽고 논쟁을 하고 따지고 생각하는 이들이 그저 귀찮고 싫을 뿐이다. 처음에는 그저 원치 않는 몇 페이지만을 잘라내고 찢어버렸을 뿐이다. 그것이 점점 심해져서 급기야는 책을 태우기에 이르는 것이다. 재미있는 점은 그러한 것들이 국가가 아닌 민간에서 시작이 되었다는 점이다. 대중의 뜻이 그러하여 국가도 이에 영합하여 책을 금지하는 법령을 반포하기에 이르는 것이다.


방화수가 직업인 주인공 몬태그...그가 몇몇의 사건들 - 한 이성적인 소녀와의 만남, 벽면TV 쾌락 중독의 아내, 책을 지키고자 목숨을 바치는 늙은 여인 - 을 거치며 이성을 찾아가는, 본인이 몰래 숨겨 놓았던 책들을 읽으며 다시금 현세의 문제를 깨달아가는 장면들이 그려진다. 소설은 짧지만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이 책은 미국에서는 고교생 필독서에도 속하고, 영화도 만들어지고, 제법 유명한 소설이라고 한다. 또 작가가 무척 가난한 시절 10센트 넣고 치는 도서관 지하의 공용 타자기에서 9달러 80센트를 써가며 쓴 소설이기도 하다. 작가가 초기 시절 쓴 작품이라서, 그 이후의 이야기들도 재미있다. 소설을 끝내고 뒷쪽에 후기, 그리고 인터뷰까지 소개되었는데 그 부분도 읽어보면 제법 흥미로운 내용들이다. 아무튼, 책이 금지되는 세상만은 절대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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