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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책으로 세상 읽기" - 배진영

Dharmaniac 2016. 2. 11. 09:15

이 책은 제목에서 예상할 수 있는 것처럼, 여러 좋은 책들에 대한 서평과 그 책을 통하여 바라본 세상에 대한 저자의 지혜와 성찰이다. 6개의 장에 걸쳐 고전과 현대서를 오가며 모두 45권의 책이 소개되었다. 


1장 '아! 대한민국'은 현재의 대한민국이 건설되기까지 현대사의 중요한 사건들과 주변국들의 상황들을 책을 통해 소개한다. 

임진왜란 시기, 허약하고 패기없는 조선의 우왕좌왕하는 임금을 잘 리드하여 망국이 되지 않도록 지킬 수 있었던 서애 류성룡에 대한 책으로부터 시작한다 다음은 조선 말기 선비 매천 황현의 일지를 소개하며, 부국강병의 의지라고는 하나도 없이, 매관매직과 무속에 빠진 민비 등 지도자층을 위시해 당시 이미 썩을 데로 썩은 망국 직전의 상황을 보여준다. 

이어서, 대한민국 건국 대통령 이승만, 부국 대통령 박정희의 정신, 외교, 국가 등에 대한 책들을 소개한다. 현재 보면 과거를 손가락질 하며 그들을 비난하는 자들이 많은데 그건 정말 모르고 하는 이야기들이다. 너무나도 복잡하고 많은 대내외적 문제와 엮여 있는 45년 해방 당시의 상황에서, 그것을 단시간에 잘 정비, 정치체제를 구축하고, 대내질서 유지와 함께 막 시작된 냉전의 흐름과 큰 그림을 읽고 외교를 통해 우리에게 최선의 지원을 이끌어내는 이승만 대통령은 정말이지 대한민국에게 있어 축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건국대통령으로서의 공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이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 

박정희 대통령의 산업화 역시 그렇다. 당시 상황은 강한 리더십이 이끌고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냉전에, 패배의식에, 북한의 위협에...어떻게 현대 산업국으로, 부국강병으로 가기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선진 국가들도 민주주의까지 가기는 과정이 있었다. 우리에게도 바로 성숙한 민주주의는 기대하기 어렵지 않은가. 부국강병부터 먼저 해도 늦지 않았다. 적어도 우리는 민주주의의 기초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가. 과도한 민주주의인 인도가 어떻게 성장을 하지 못했는를 보면 알테다. 

추가로 대외적인 상황 소개를 중국과 일본에 대한 책을 각각 한권씩 소개를 통하여 한다. 


2장 '자유를 위한 투쟁'에서는 정치 철학을 다룬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통해 그리스 v 스파르타의 커다란 전쟁 시기의 동탕(動蕩)을 다루며 정치가들의 포퓰리즘적 행위라던가, 걸출한 정치인 페리클레스가 연설한 국가의 대외방어 역할에 대한 부분들이 감동적이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이라는 고전은 꼭 읽어보고 싶어졌는데, 소개를 읽어보니 이 책은 당시 또 한권의 책인 플라톤의 <국가>의 이상성과는 달리 무척 이성적이며 인간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도 자유에 대한 소중함 그리고 의지, 국가의 역할 등에 대한 부분들이 마음에 와 닿았다.  


3장 '이념의 전선에서'에서 소개된 책들 중에서는 글렌 백의 <상식>이라는 책이 눈에 들어왔다. 이 책은 공공이나 복지라는 이름으로 계속 무책임한 정책들을 펼쳐가는 미국 정치인들에 대한 비판서인데, 우리가 현재 겪고 있는 무상 시리즈를 포함한 온갖 희한한 복지정책들의 문제점들을 짚어볼 수 있는 좋은 책이 될 것 같다. 또 한권 마음에 들었던 책은(이 책은 이번에 사서 중국 돌아갈 때 들고 간다), 슈테판 츠바이크의 <폭력에 대항한 양심>이다. 종교개혁을 명분으로 공포 전체주의적 통치를 했던 칼뱅에 맞선 카스텔리오의 이야기라고 한다. 츠바이크는 '혁명을 통해서 통치권을 얻는 사람들은 훗날 새로운 사상을 가장 참지 못하는 사람들이 된다'이라고 한다. 전체주의 v 관용주의(자유주의라고도 하겠다)에 대한 이야기는 항상 읽고 싶다.


4장 '시장과 경제'의 박제가의 <북학의>에 대한 소개를 읽다보니 조선시대에 정치체제와 사농공상의 유교적 입장에서 억눌려 있던 근대화의 힘, 기술 개발의 힘들이 무척 아쉬웠다. 멜빌의 <꿀벌의 우화>라는 개인의 이기심과 사회의 이익을 풍자한 우화는 나중에 읽어고싶은 리스트로 올려놨다. 배진영 차장님이 관련 개인적으로 또 추천해주신 <애덤 스미스 구하기>도 구입해놨으니 곧 읽을 생각이다. 


5장 '세계를 보는 눈'은 5권 소개된 책중 중국에 관한 책 소개가 3권이다. 그 중, 복거일의 <한반도에 드리운 중국의 그림자>에서 소개된 핀란드화(Finlandization : 자신과 체제 정체성이 다른 강대국과 이웃하고 잇는 약소국이 독립을 보존하기 위해 일정 부분 주권의 침해를 감수해가면서 강대국에게 양보하고 굴종하는 현상)을 읽고는 중국 이야기가 나오기 전부터 정말 나를 움찔하게 했다.  핀란드는 소련에게 양보와 굴종을 했는데 우리 역시 중국에 대해 그러한 리스크가 있기 때문이다. 이 책도 읽어보고 싶은 채기다. 이 장에서 소개된 폴 존슨의 '위대하거나 사기꾼이거나'라는 책은 절판이 되었으나 운이 좋게 구해서 엊그제부터 이 '책으로 세상 읽기'와 함께 읽기 시작했다. 별도의 서평을 쓸 생각이다.


6장 '자유통일을 위하여'에서는 <냉전의 역사>가 바로 눈에 들어왔다. 내가 냉전에 대해서 아는 것이 너무 적어 단순한 호기심이 일어서도 그렇지만, 현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냉전을 바로 잘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금에 전세계적인 긴장감들이 냉전과 관계 없을리는 없다. 이슬람이 새로운 충돌의 핵으로 나왔을지언정, 냉전의 틀은 여전히 남아서 우리를 괴롭히고 있으니. 마지막에 소개된 탈북시인 장진성의 시들 - 특히 북한의 기근에 대한 시들 - 은 정말 눈물 없이는 읽기는 어려웠다.


이 책의 저자이신 배진영 차장님과 개인적으로 소중한 인연이 닿아 고맙게도 이 책을 사인과 함께 최근에 받게 되었다. 

책에 대한 애정이 깊은, 진정 독서를 무척 즐기시는 분이시다. 탄탄하고 폭넓은 역사와 철학 지식을 기반으로 세상을 읽는 통찰력이 뛰어나신 분이다. 어떤 이슈에 대한 문제의 핵심에 금방 접근하여 통찰력 있는 의견과 방향을 제시하시는 분이다. 

이렇게 좋은 책을 쓰셔서 감사드린다. 2권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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