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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맛으로 본 일본" - 박용민

Dharmaniac 2016. 1. 14. 21:43

부제: 348개 맛 속에 숨어 있는 재미있는 일본 문화 이야기


이 책은 요즘 일식에 푹 빠져 있는 나에게 참 가뭄의 단비와 같은 책이었다. 일식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일어를 할줄 아는 것도 아니고, 일식에 대한 지식이 있는 것도 아닌 나이다. 그러다보니, 내가 사는 이 곳 상하이의 넘쳐나는 일식 음식점 옵션 하에서나 매달 여행하는 일본에서나 음식 주문에 어려움을 겪을 때가 있다. 이 책을 통해서 공부가 많이 되었다. 


그렇지만 이 책을 반드시 요리 소개 책으로만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부제에서 말하는 것처럼 일본 문화 이야기이고 역사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타고난 이야기꾼으로 생각되는 현직 외교관 저자는 음식에서 이야기를 풀기 시작하여 일본 문화와 역사의 면면들을 한국인의 시각에서 아주 잘 소개를 해주고 있는 것 같다. 돈가스의 유래를 소개하며 서양 음식을 수용하는 부분에서 일본인의 '집단적 수용의 태도'를 말하고, 그와 연관된 일어에서 주로 쓰이는 수동적 표현을 이야기하며 아주 영양가 있는 문화이야기의 살을 붙인다. 야끼모노(구이물) 이야기에는 이로리(일본 가정에 특색있는 화로)를 소개하기도 하고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매독병균체 발견자인 일본인 세균학자 노구치 히데요(1,000엔 지폐의 초상화 주인공)를 소개하기도 한다. 


저자가 일본 음식의 특징은 한국인에게 물어봐야 한다고 책 초기에 주장하고 있는 부분도 참신했다. 미국인에게 만일 특징을 묻는다면 어차피 서로 먼 것끼리 비교를 머릿속에 하게 되기 때문에 두드러진 차이에도 불구하고, 그 특징을 정교하게 설명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시아의 특징을 일본만의 특징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런 오류들이야 아무래도 많지 않은가. 우리의 입장에서도 비교를 통해서 아시아에서 자기 정체성을 확인하는데 도움을 주지 않을까.


이 책은 일본의 대표 요리들(스시, 가이세키요리, 덴뿌라 등)과 각종 조리법(아게모노, 야키모노, 쓰케모노 등)을 깔끔하게 정리하여 소개해주고, 내가 좋아하는 '면'은 아예 섹션을 따로 만들어 소바, 우동, 라멘을 아주 알기 쉽게 소개를 해준다. 물론, 저자가 다녀온 맛집도 죄다 소개가 되어있다. 제일 뒤에 보면 이 책에서 언급한 음식점 목록마저 보너스로 있어서(참 독자 프렌들리 하게 편집을 잘 해줬다), 몇 군데 꼭 가보고 싶은 음식점들은 체크를 해놓았다. 다음주에는 중국의 미세먼지를 피해 동경으로 며칠 다녀올 것인지라 무척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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