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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막생각들

살아 있는 언어

Dharmaniac 2016. 1. 7. 11:40

내가 한국어의 장점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는 것은, 한문을 기반을 하고 있으면서도 외래어를 무궁무진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소리나는 데로 그대로 한글로 옮길 수 있다. 아시아에서 비슷한 예는 일본의 가타카나)이다.

언어가 살아있다는 말이다. 최근 영어의 신조어들을 무슨 여과의 과정 없이 바로 쓸 수가 있다. 언어의 융합이 빠르게 일어난다. ‘페이스북, ‘구글’ 같은 고유명사나, ‘핸드크림’, ‘모이스쳐라이져’와 같은 물건 이름들이나, ‘비주얼라이즈’, ‘뷰티플’, 타이프’와 같은 일반 동사나 형용사들까지도 그냥 바로 가지고 와서 쓸수 있지 않는가? 단어수를 쉽게 늘릴 수 있고 그만큼 표현할 수 있는 방법도 늘어나는 것이다. 동아시아 유일의 lingua franca인 중국어는 바로바로 저렇게 안된다. 살아있지만 느린 언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어는 그럼에도 한문/중국어 기반이다. 중국어가 사실 저절로 녹아 있다는 말이다. 한국어에서 한자가 있는 단어들이 큰 비중(80% 이상은 되겠지?)을 차지하고 있다. 어려서 공부한 한문이 내 중국어 학습에 큰 그 원류가 한문에 있다는 것이다. 뉘앙스나, 그 깊은 의미를 따지자면 한문을 몰라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한문을 버렸다. 한국어의 장점중 커다란 축인 한문 기반을 툭 잘라냈다. 그러면서 그 안에 담긴 전통도, 문화도 버렸다.또 그런 사람들이 한국어의 우수성을 말하면서 “우리거 최고야!”라고 민족주의적 발상을 갖고 접근한다. 그러나 한국어는 한자가 같이 있었음으로 우수했던 것이지, 그것이 없이는 그냥 소리 기호였을 뿐이다.

생활속에 한문이 펼쳐진 세상에 살고 있었더라면, ‘병신년(丙申年)’아리는 단어를 거북하게 느낄 이유는 하등에도 없다. 그냥 “엇, 올해 ‘병신년’이네. 웃기다.”라고 초등학생이나 중학생들이 낄낄 거렸을 정도? 원래는 이야기거리도 별로 안되는 ‘병신년’을 보노라니 답답해서 좀 적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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